4족 보행 로봇 '라이보2', 마라톤 42.195㎞ 완주로 새 역사 썼다
카이스트 연구진이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라이보2'가 최근 경북 상주에서 열린 '2024 상주곶감마라톤' 대회에서 마라톤 전구간인 42.195㎞를 완주했다. 이 로봇은 4시간 19분 52초라는 기록을 세우며 평균 초속 2.7m로 달렸다. 카이스트는 이 성과를 세계 최초의 4족 보행 로봇의 마라톤 완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마라톤 코스에는 14㎞와 28㎞ 지점에 각각 고도 50m의 언덕이 있어, 연구진은 로봇이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보행할 수 있도록 경사, 계단, 빙판길 등을 포함한 모의 실험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연구진은 내리막길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충전해 언덕을 오르는 데 사용하는 관절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4족 보행 로봇은 바퀴 로봇에 비해 다양한 지형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모래, 얼음, 산악 지역에서의 사용이 용이하며, 주로 감시와 정찰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4족 보행 로봇은 주행 거리와 운용 시간이 짧아 한계가 있었다. 이는 보행 시 몸통 무게를 지탱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나 지면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라이보2의 관절 '힘 투명성'을 향상시켜 이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고 전하며, 이 로봇은 이제 한 번 충전으로 43㎞를 연속적으로 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이는 기존 20㎞였던 4족 보행 로봇의 최장 주행거리를 두 배로 늘린 성과이다.
라이보2를 개발한 이충인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마라톤을 통해 로봇이 도심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배달이나 순찰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여 산악 및 재난 상황에서도 탁월한 보행 능력을 발휘할 계획이다. 이는 4족 보행 로봇의 발전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