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로 신용등급 부정적 전망 전환
한국기업평가는 고려아연의 기업신용등급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신용등급은 AA+로 유지되지만, 전망은 안정적에서 하향 조정되었다. 이는 유상증자 계획이 철회됨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 시 사용된 대규모 자금이 단기간 내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철회로 인해 약 1조8000억원의 재무 부담이 증가했다. 이 금액은 최근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사용된 자금으로, 그 결과 순차입금 규모가 약 1조98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채비율은 44.6%에서 73.6%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순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도 1.7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이러한 수치가 현재 설정된 등급 하향 요인을 크게 초과하는 만큼, 고려아연의 재무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강점인 무차입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효과적인 재무 부담 경감 대안이 미비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고려아연의 주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인수 금융의 상환 부담이 고려아연으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재무 부담과 경영권의 안정화 여부, 배당 정책의 변화는 향후 신용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10월 30일 유증 계획을 발표하였지만, 11월 6일 감독기관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인해 11월 13일에 유증 계획을 전면 철회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은 고려아연의 재무 상태와 신용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기업의 경영 전략 수정 및 새로운 자본 조달 방안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