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IBM 양자 컴퓨터 도입으로 신약 개발의 새 시대 열어

양자 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이 국내 최초로 연세대학교 송도 국제캠퍼스에 설치되었다. 이 양자 컴퓨터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으며, 우주의 별보다 많은 2의 127승 가지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연세대는 이를 활용해 신약 물질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 컴퓨터를 사용할 예정이다.

IBM 퀀텀 시스템 원은 2019년 IBM이 처음으로 상용화한 범용 양자 컴퓨터로, 이날 설치된 양자 컴퓨터는 극저온 냉각장치 내부에 위치해 있어 일반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IBM 사업본부의 표창희는 이 시스템이 헬륨 가스를 이용해 영하 273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는 우주의 온도와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IBM 퀀텀 시스템 원을 도입한 다섯 번째 국가로, 연세대는 IBM에 라이센스료를 지불하고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양자 컴퓨터는 '얽힘' 및 '중첩'과 같은 양자 현상을 활용하여 정보를 처리하는데, 0과 1의 중첩 상태인 '큐비트'를 사용함으로써 정보 저장과 연산의 속도가 월등히 빨라진다.

정재호 연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은 이 컴퓨터의 성능을 강조하며, 127큐비트로 이루어진 양자 컴퓨터가 일반 컴퓨터에서는 수만 년이 걸리는 복잡한 계산을 3~4분 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진동과 온도 변화에 민감하여 계산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연세대는 이 양자 컴퓨터를 우선적으로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면 신약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현재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비용이 약 46억원에 이를 수 있지만, 양자 컴퓨팅을 이용한다면 이를 4000만원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또한, 연세대는 의료, 화학,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며, 학내 외에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양자 컴퓨터의 적용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연산 중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하는 기술이 있으며, IBM은 2029년까지 오류 수정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