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내 최초 100 큐비트 양자컴퓨터 도입으로 신약 개발 혁신 기대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에 위치한 퀀텀컴퓨팅센터에 국내 최초로 100 큐비트급 양자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이 도입됐다. 이 양자컴퓨터는 127 큐비트로 작동하며, 미국 외에 설치된 IBM 양자컴퓨터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한국은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이 시스템을 도입한 국가가 되었다. 이는 한국이 최근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시장에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
‘IBM 퀀텀 시스템 원’은 큰 원통 모양의 장치 내부에 위치하며, 샹들리에 모양의 본체로 구성되어 있다. 시스템은 양자컴퓨터가 필요로 하는 극저온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영하 273도에서 운영된다. 이러한 환경은 큐비트의 안정적인 작동에 필수적이며, 큐비트 칩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크기를 가졌다. 정재호 연대 양자사업단장은 이 시스템이 2¹²⁷번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기존 컴퓨터에 비해 빠른 연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으나, 연대 양자컴퓨팅센터의 주요 연구 영역으로는 바이오 산업이 선정되었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이 센터는 여러 바이오 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신약 개발에서의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수많은 후보물질의 속성과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며,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여러 후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는 5000여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200개로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를 통한 신약 개발 시장은 2023년 약 6억 달러에서 2032년에는 48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최근 프랑스 바이오 기업 큐비트 파마슈티컬스와 협력해 신약 개발을 위한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AI 반도체에 이어 양자컴퓨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구글 또한 양자 컴퓨터 시장에서 IBM과 경쟁하고 있으며, 제약사들과의 협력으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양자컴퓨터의 도입은 학계 및 산업계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앞으로 이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