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공급 위기, 송전망 구축 속도 늦춰져 산업 발전 차질 우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최근 한국의 전력 공급과 관련된 문제를 지적하며 전력 공급 최적화를 위한 송전망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첨단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송전망 건설 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현재 수도권 전력 수요의 약 25%에 해당하는 기초 전력이 필요하며, 송전망 건설의 지연은 이러한 전력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SGI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최대 전력 수요는 2003년과 비교해 2023년까지 98% 증가했으며, 발전 설비 용량도 이에 맞춰 확대되었다. 그러나 송전 설비는 같은 기간 동안 겨우 26% 증가하는 데 그쳐, 이로 인해 정전의 위험과 전력 공급의 불안정성이 우려된다. SGI는 중앙집중형 전력 공급 시스템의 성장에 따라 송전 설비의 비례적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송전망 건설의 지연이 전력 수요 충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송전망 건설 프로젝트는 평균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송전선로의 경우, 준공 일정이 각각 66개월과 150개월 지연됐다. 이러한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민 반대, 사업 인허가과정의 지연, 지자체의 비협조 등이 지적되고 있다.
송전망의 부족은 경제적 비용 증가와 함께 신규 발전사업의 진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호남 지역에서는 신규 발전 허가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며, 전력 비용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송전망 부족이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첨단산업의 발전에 심각한 제약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용인과 평택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오는 2050년까지 10GW의 전력을 필요로 하여, 송전망 미비는 산업적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국가기간 전력망 특별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SGI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송전망 건설 기간의 단축과 전력망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별법은 송전설비 입지 선정 과정을 단축하고, 범정부 차원의 전력망 위원회를 신설하여 신속한 건설사업 추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전력망 건설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법적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SGI의 박양수 원장은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강력한 송전망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