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시위, 젠더 갈등과 학내 불신의 이면은 무엇인가?
11월 12일,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이 본관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건물 앞에서 문을 막고 서 있었으며, 이 시위는 학내 갈등과 젠더 갈등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보도되었다. 보통 시위가 기사화될 때는 고공 시위나 대규모 시위 등 갈등이 뚜렷한 경우가 많아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이번 동덕여대 시위는 그보다 사소하게 취급되거나, 단순히 학생들의 피켓이나 시위 사진 위주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반발은 다른 여성 대학으로 연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젠더 기반 폭력의 증가와도 연결되어 있다. 보도에서 '갈등'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지만, 이 현상이 실제로는 갈등보다 더 심각한 폭력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필요하다. 학교는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러한 방안이 학문적 가치와 여성 사회의 성립 측면에서 바람직한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불신과 저항의 배경에는 학교가 공학 전환에 대한 논의를 비공식적으로 진행해왔다는 사실이 있다. 이는 재학생들이 그동안 느낀 불통과 소외감에 의해 더욱 확고해졌다. 또한, 학교 측이 과거 학생들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다가 발생한 사고 사례가 학생들의 신뢰를 저하시킨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의 페미니즘 백래시와 젠더 갈등의 심화는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언론의 보도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부 언론은 이러한 문제를 단순한 논란이나 갈등으로 축소하여 보도함으로써 실질적인 사회적 변화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이는 독자들에게 명확한 정보 제공이 아닌 혼란만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동덕여대의 사건은 언론의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한 사안이다. 학생들의 요청을 이해하고, 언론이 젠더 갈등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과 맥락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도의 방향성이 변화하고, 문제의 본질에 대한 투명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