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의 상처를 딛고 상무부 장관으로 나서는 하워드 러트닉의 여정
하워드 러트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차기 상무부 장관에 지명되었다. 러트닉은 부유한 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로,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인해 큰 인적 피해를 입었다. 그의 회사는 당시 테러로 인해 직원의 70%에 해당하는 658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러트닉의 동생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그날 유치원에 아들을 데려다주러 나가 있던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다.
러트닉은 테러 이후 캔터 피츠제럴드를 재건하는 데 집중했으며, 전자거래 시스템을 도입하여 신속하게 업무를 재개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테러 직후 약 2,000명에서 현재는 13,000명으로 증가하였다. 그는 그 과정에서 9·11 희생자 유족에게 1억 8천만 달러를 지원하기 위해 구호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트럼프와 러트닉의 인연은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최근 몇 년 간 더욱 가까워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러트닉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원하기 위해 1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자택에서 모금행사를 통해 1,500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 대선 자금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치자금 모금 단체에 기부한 금액이 7,500만 달러를 넘는다고 전해진다.
러트닉은 공화당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최근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관세를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협상수단으로 보고,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 가격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월가에서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배경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면도 있다. 러트닉은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고 일찍이 자립해야 했다. 그는 1983년 캔터 피츠제럴드에 입사한 뒤, 고속 승진하여 1991년 최고경영자가 되었다. 그는 그동안 인정사정없는 경쟁자로 평가받는 사업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였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상무부 장관직에 지명된 현재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