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재선 도전에 제동 걸린 SPD, 내부 반대 목소리 커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조기총선을 3개월 앞두고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그의 당인 사회민주당(SPD) 내에서 반대 의견이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SPD 내부의 제하이머파 의원들은 지난 12일 모임에서 숄츠를 총리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총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숄츠가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며, 선거 운동에 참여할 동기가 없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하이머파는 SPD 내 보수 성향의 중도진보 인사들이 모인 그룹으로,당내에서 가장 큰 인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전에도 일부 지역당 조직에서 총리 후보 교체 요구가 있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반대 의사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어진 여론조사에서는 45%의 응답자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차기 총리 후보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SPD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59%로 증가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여야 주요 정치인 중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숄츠 총리는 19위에 머물고 있다. SPD의 정당 지지율은 15.5%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32.5%)과 극우 독일대안당(AfD, 19.5%)에 비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SPD 지도부는 숄츠를 총리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CDU·CSU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와의 이념 및 정책 차이가 뚜렷하다는 이유로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 다만,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차기 정부에서도 국방장관으로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총리직을 고사하고 있다.
라르스 클링바일 SPD 공동대표는 총리 후보에 대한 논의가 불필요하게 격화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정책 보다는 인물에 관한 논의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SPD 지도부는 이달 30일 회의에서 총리 후보를 결정하고, 내년 1월 중순에 최종 확정을 내릴 예정이다. 동시에, 자유민주당(FDP)이 연립정부에서 탈퇴한 상황에서 녹색당은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보호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녹색당은 여론조사에서 11.5%의 지지율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