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대 고착화, 은행들 외화자산 확보 경쟁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는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진행하며 환율 1406.9원을 기준으로 미국 달러 20만 달러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1398.8원으로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1408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이러한 고환율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자산 확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외화를 정기예금으로 유도하기 위해 외화 수신상품에 금리 우대를 적용하고 있으며, NH농협은행은 외화 자산의 유출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여러 은행들은 외화부채의 증가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 자산을 사들이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의 환율 압박은 강달러 현상과 관련해 세계적인 정치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강달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은 외화자산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환딜러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은행들이 외화자산을 확보하는 이유는 고정환율과 실시간 환율의 차이 때문이다. 외화자산은 특정 시점 기준으로 평가되지만, 외화부채는 실시간 상황에 따라 평가된다. 이에 따라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부채의 가치가 증가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환율이 높은 시기에 외화자산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회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심리적 요인도 고려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고환율 현상이 과거와 비교해 더 위험하다고 강조하며, 미국 대선과 지정학적 불안, 인플레이션 등 여러 변수들이 중첩되어 원화의 가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외화자산의 확보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