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출산, 청년들 사이에서 긍정적 변화의 바람 일다

지난 9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6회 베페 베이비페어에는 많은 시민들이 아기옷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최근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대 청년들 중 42.8%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2014년의 30.3%에서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응답자 중 “약간 동의한다”는 비율도 소폭 증가하여 24.6%에서 28.6%가 되었다. 특히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대답은 5.7%에서 14.2%로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반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률은 34.9%에서 22.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나눠서 보면, 남성의 43.1%, 여성의 42.4%가 비혼 출산에 찬성하는 것으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지만,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비율에서는 남성(12.6%)보다 여성(15.9%)이 더 많았다.

이처럼 비혼 출산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결혼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014년 51.2%에서 올해 39.7%로 크게 감소했다. 젊은 층에서 결혼과 출산을 선택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 수준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20대의 비혼 출산에 대한 태도 변화는 출산 관련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혼인 외 출생아 수는 2020년 6,900명에서 지난해에는 1만 900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가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7%로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비혼 출산을 통한 가족 구성의 다양성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학계에서는 비혼 출산을 더 독려하기 위한 정책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진행되고 있다. 서강대 경제학과의 김영철 교수는 주요 국가에서 혼외 출산 비율과 합계출산율이 일정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OECD 평균 수준인 41.5%의 혼외 출생율을 달성할 경우, 합계출산율이 1.55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이러한 현실에서 비혼 출산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