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비트코인 지지, 가격 급등과 투자 붐 이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규제 완화 정책 기대감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많은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중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지지를 보였으며, 대선 과정에서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비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그는 가상화폐 규제를 주도했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의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발표 후 비트코인의 일일 거래량은 급격히 증가하였다. 대선 결과 직후인 11월 8일에는 하루 약 180억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이전에 비해 40%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 ETF와 다른 가상화폐 ETF들도 같은 기간 동안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하였다. 예를 들어,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4일 대비 35.36% 증가하고,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ETF(BITO)'와 '반에크 비트코인 ETF(VBTC)'도 각각 36.09%, 20.29% 상승했다.
서학개미, 즉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들도 코인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이더리움 관련 상품에 613억 원이 넘는 금액이 순매수되었으며,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유입량이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이러한 투자 증가가 비트코인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량이 반감되는 반감기 효과와 새로운 미국 정부의 친가상화폐 정책이 결합되면서 더 큰 시장 유입이 예상된다. 더욱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를 승인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 대해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원칙과 관련된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윤 교수는 비트코인의 급등이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단기적 상승이 비트코인의 본래 목적과는 어긋난 흐름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대안 화폐로서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일어나는 가격 상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