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북한 문제와 군사 긴장 완화에 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1년 만에 만나 북한 문제와 양국 관계 등을 논의하였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미중 정상회담으로, 두 정상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신경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이는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확장하는 것으로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하여 갈등을 완화하고 추가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러 군사 협력이 심화됨에 따라 북한의 대남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아진 점에 대해 경계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충돌과 혼란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을 결코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완충지대'로서의 성격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정상은 한반도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했으나,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길 바라는 반면, 시 주석은 대북 압박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시 주석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도 중미 관계에서의 '평화공존' 목표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두 정상은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인간의 통제권 유지 필요성과 군사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의 잠재적 위험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합의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양국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예방하고, 책임 있는 기술 개발을 기반으로 하여 국제적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