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 달러 돌파, 트럼프 2기 출범과 시장 과열 우려 속 상승세 지속될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확정 이후 비트코인이 최근 9만3000달러까지 상승한 가운데, 내년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시장 과열로 인한 급격한 조정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발언을 하자 가격이 8% 이상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증대시켰다.
15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확정 이후인 6일부터 14일까지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14일에는 9만3434달러에 도달하면서 연말까지 10만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랐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자 비트코인은 급락, 오전 8시30분 기준 8만6672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반영한다.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이 감소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도 불안한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10월의 근원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0.3%로 발표됐다.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에 대한 경계령도 나오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이 과열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4만 달러에서 2배 이상 상승한 양상이다.
이와 더불어, 비트코인 관련 전문가들은 시장의 과열을 걱정하고 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으면 추가 매수를 중단할 것이라는 경고를 전하였고, 크립토닷컴의 공동 창립자 크리스 마샬렉은 현재 비트코인의 레버리지 비율이 지속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기 전 레버리지 규모가 줄어들고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가상자산 거래가 밈코인으로 집중되고 있는 점도 우려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도지코인의 가격이 한 달 간 213% 상승하는 등 가격 단위가 작은 밈코인의 급등은 투기적 수요가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고려했을 때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의 전략적 보유 정책이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하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며 금융당국의 규제가 보다 유연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이 지속되고 있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많아 과열되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업체 카이코는 최근 비트코인 선물의 포지션 비중을 통해 현재 시장 움직임이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연구원 제프 켄드릭은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12만5000달러, 내년 말까지 2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장기적인 상승세를 암시하고 있다.